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제암산 환상철쭉2(2008. 5.4)

산정포토

by 산정(지홍석) 2008. 5. 7. 15:50

본문

반응형

 

걷기 위해 나선 길이다

목적지의 근교라도 많은걸 볼수 있다면 그만, 굳이 시작점을 정하여 애써 버스로 달려 가고픈 생각은 없다

아스팔트 세멘트의 길이라도 마음의 평온을 얻을수 있다면 후회없이 걸을수 있다

도열하듯 늘어선 크고작은 차량의 행렬을 보면서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 왔다는 느낌이지만 장도에 오르는 장부를 배웅이라도 하듯 길게 늘어선 차량의 행렬이 기분 나쁜것도 아니니 말이다

 

아스팔트 임도가 끝나고 아치형 나무다리를 건너니 하늘빛도 침범 못하는 거대한 편백숲, 적막속으로 순간의 분위기로 몸을 스며들듯 밀어 넣는다

비로서 조용한 분위기가 이제 산이다

 

 

 

 

 

오십여분 다리품을 팔아 일림산과 사자산의 선택로 골치에 오른다

골치, 세상의 크고 작은 분쟁이 싫어서 일까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능선에 올라서니 철쭉제의 주최측에서 답답할만큼 군집을 이루던 수많은 잡목들을 정갈하게 정리해 놓아 주변의 조망이 나무사이로 비치니 마치 선계의 세계로 들어선 듯 연두빛과 초록으로 대비된 산기슭위로 능선과 봉우리마다 핑크빛 융단이 빛난다

잡목을 제거한 숲은 목이 탁트인 느낌처럼 정갈하면서도 깔끔하다

 

워밍업의 몸풀림에 걸음의 사위가 가볍다

편안한듯 이어진 등로가 가파름없이 목의 능선처럼 사자산으로 이어지고 군데군데의 철쭉꽃들은 환상의 세계를 예고하듯 바람에 목 흔들거리며 반긴다

서양에서 금기시 된다던 666의 숫자로 기억된 사자산의 높이에 잠시 눈길을 빼앗기고, 높이에 비해 웅장한 산세가 늘상 간재에서 보아온 모습과는 사뭇 다른 색다름으로 나타나 이쪽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일망무제는 이런 것인가

사자산의 정상조망은 기가 막힌다

동편으로는 핑크빛 융단이 가야할 등로에 깔려 눈길을 사로잡고 곰재산 너머에 제암산 정상에는 떡 버티고 서서 위압하듯 노려본다

북편으로 사자두봉(작은사자산), 장흥읍이 눈길을 끌고 거대한 성벽처럼 늘어서 수인산 능선이 장벽을 치고 월출산은 그 너머에 석순이 춤추듯 하늘로 승천을 꿈꾼다

남녁에는 일림산이, 남서쪽 저 멀리에는 파노마처럼 펼쳐지는 크고작은 산줄기 너머로 천관 산 연대봉이 처녀의 젖가슴처럼 보이고 서쪽 직선 가까이의 억불산과 며느리바위 편백숲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잔뜩 흐린날씨가 비를 예고하는듯 찌뿌리고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게 불어온다

선계의 신선이 따로 있을까?

지금 내가 앉아 있는곳이 바로 선계의 세계이고 리처드 칼슨의 얘기처럼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축복의 한 가운데 인것을 무엇을 더 바라고 탐하며 욕심을 부릴까?

 

 

 

 

꿈결같은 능선길, 환상적 철쭉능선길은 사자산을 내려서면서부터 시작된다

간재에서 곰재산 오름길은 어떠한 수식어로서 표현이 불가능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들지만 철쭉군락들은 빛이 바래지 않는다

워낙 드넓은 평원에 드리워진 광할한 군락지라 그 많은 인파를 품안에 갈무리 하며 보듬을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 이상의 철쭉의 향연은 1시간여 곰재에서 그 끝을 맺는다

 

 

 

 

 

 

 

좌측으로는 장흥의 공동묘소로 이어지는 길이고 또 다른 오름길은 제암산 정상부를 오르는 길이다

선두로 등산을 나선 분들과 반 이상의 참석자들은 정상 임금바위를 경유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선택로로 제암산을 올랐고 나는 후미를 비롯해 더 이상의 등산을 원하지 않은분들을 모시고 우측으로 휴양림쪽으로 내려서는 길을 잡았다

 

20여분 걸어서 휴양림주차장에 내려서자 참았던 비가 쏟아져 내린다

먼저 정상부로 출발했던 일행들은 아직도 내려서지 않은걸 보니 1시간여 거리가 그리 짧은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30여분의 기다림에 나머지 일행분들이 다 내려왔고 차는 보성차밭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보성다향제의 여파로 보성차밭 주변도로가 온통 주차장이다

행사 이래로 제일 많이 도로가 막혔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귀가길은 전쟁이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5월 4일 제암산 철쭉산행은 쉬이 잊을수 없을 정도의 환상적 철쭉산행 이었다

 

 

 

 

밤 11시가 넘어 대구로 들어왔다

참석한 회원들이 적어 장거리 운행에 보답할수 없을만큼의 차량비를 지급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불경기가 나만의 고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체된 도로의 차량행렬만큼이나 답답한 하루가 연일 계속되어 내가 좋아하는 산을 마음껏

돌아볼수 없을 날이 다가오지는 않을까

그러나 오늘은 잠시 잊자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뜨니까 말이다.

 

반응형

'산정포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제 망산, 비경의 표효  (0) 2008.05.27
선운사단풍자료,고창국화축제자료  (0) 2008.05.08
제암산 철쭉(2008, 5, 4)  (0) 2008.05.06
초암산 2  (0) 2008.05.02
초암산 환상철쭉  (0) 2008.05.0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