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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토곡산 용골산 작은용아릉[2013. 5. 9]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

by 산정(지홍석) 2013. 5. 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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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 경남 양산 토곡산·용골산 작은 용아릉

 

 

 

 

 

 

 

 

 # 높이라야 고작 591m…얕보고 오르면 혼쭐

# 바위길에 급경사, 짧은 시간 산행의 맛 제대로

높이라야 고작 591m, 경남 양산 용골산은 토곡산(855.5m)의 이름에 얹혀 있는 그저 그런 무명 산이다. 확인한 등산로에 의하면 토곡산과 연계해도 산행거리가 10㎞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낮잡아 보고 오르면 하루 종일 혼쭐이 나는 대표적 산이다. 토하고 곡하며 오르는 산이라는 토곡산은 예로부터 나름 이름도 있었다.

여기에 무명 봉우리 하나가 이름을 얻었으니 바로 용골산(591m)이다. 모 지역신문의 산행전문팀이 수청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을 확인하고 인근 사찰에서 부르는 이름을 따 용골산이라 이름 붙였지만, 정상의 이정표와 작은 돌에는 조잡하게 용굴산이라 적혀 있다.

◆초입부터 소나무 우거져

낙동강을 횡단하는 다리가 많이 놓이지 않은 탓이라, 지역에서 산 입구까지 진입하는데 산을 넘고 고개를 넘는 꾸불꾸불한 지방도로를 지나야 한다. 그러나 주변 경관이 금강산도 부럽지 않아 찾아가는 길마저도 즐거울 수 있다.

등산의 시작점은 서룡리 수청마을 버스정류장. 정류장 북편 산 지능선 쪽으로 등산안내도와 등산로가 보인다. 오름길은 처음부터 만만찮다. 그러나 산의 초입부터 소나무 숲이 우거져 햇빛을 피할 수 있다.

시야를 방해하는 숲들로 인해 조망이 불투명하지만 조금만 오르면 답답했던 나무들을 떨쳐내고 멋진 바위전망대가 곳곳에 드러나 있어 원 없이 조망을 즐긴다.
어느 곳에서나 멋진 조망처지만 오를수록 주변 풍광이 수려해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그러한 바위 전망대가 용골산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네댓 군데나 된다. 4대강 중에 최장이라는 낙동강의 전경과 아랫벌, 윗벌, 화개들이 멋진 하모니를 연출한다.

능선의 중반부터 바윗길이다. 조금 힘들다 싶으면 언제든 뒤돌아보며 여유를 찾는다. 오봉산 우측으로 낙동강이 남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이어지고 그 너머로 김해 금동산과 멀리 무척산이 바라보인다.

우뚝한 바위 위에 소나무 가지가 부챗살처럼 펼쳐진 운치 있는 전망대를 지나면 잠시 완만한 곳에서 숨을 고르게 된다. 급경사 오르막을 다시 지나 우뚝한 바위를 타고 전망대에 서면 처음으로 능선의 왼쪽으로 토곡산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를 지나면 곧 용골산 전위봉으로 오르는 수직으로 솟아오른 암벽이 기다린다. 경사 80도 정도에 높이가 20m 정도다. 상단부 반 정도는 로프를 잡지 않으면 올라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까다롭다. 로프가 낡아 상태가 그리 좋지는 못하다. 암벽을 오르는 게 부담스럽거나 로프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우회 길을 선택한다.

직벽을 올라서면 전위봉이 눈앞이다. 수직의 바위기둥들이 둘러서 있는 모양이다. 전위봉 암벽 아래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지고 바위봉 정상에 오르면 사면팔방 시야가 탁 트인다. 지금까지의 바위 조망처와 전망대뿐 아니라 오늘 등산 중 조망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완만한 능선을 150m가량 올랐을까. 용골산 정상이 나타난다. 나무들이 둘러싸여 있어 조망은 별로 시원찮다. 진행방향과 거리가 표기되어 있는 이정표에는 ‘용굴산’이라 적혀 있고 작은 돌 위에도 ‘용굴산 594m’라 적혀 있다. 그늘진 숲이라 햇빛을 피하기에는 좋다.
 
◆아기자기한 암릉과 바윗길이 함께

토곡산으로 가는 길은 정면의 내리막길이다. 잠시 가파르던 길은 한 번 정도 오르내리다가 완만한 능선이 쭉 이어진다. 용골산을 떠난 지 20여 분이면 작은 바위 봉우리다. 좌측 아래 낙동강과 정면 우측으로 신불산과 그 주변의 조망이 열린다. 다시 15분 정도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면 안부에 잡목이 우거진 평지가 나타난다. 폐헬기장이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급경사 오르막이다.

20여 분 정도 다시 힘을 빼고 나니 다시 바위 전망대로 알려진 651m봉이다. 우측으로 병풍바위와 대부산(730m)이 우뚝하고 원동초등학교에서 올라와 토곡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전부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완만한 능선이다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곧 암릉길이 시작된다. 폭이 좁고 양쪽은 위태로워 보이는 급경사다. 여기서부터 석이바위까지가 용골산과 토곡산 연계산행의 최고 하이라이트다. 아기자기한 암릉과 까다로운 바윗길이 함께 공존한다. 마치 설악산의 용아릉을 오르내리는 듯하다.

816m봉에서 우측 원동초교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이 토곡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후 복천암 가는 갈림길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5분 정도 가면 커다란 정상석이 있는 토곡산 정상이다. 사방팔방으로 김해 금동산 무척산, 양산의 천성산 취서산, 언양의 신불산 등 주변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산길은 정상석 뒤쪽이다. 갈림길이 나타나면 좌측으로 바윗길로 잡는다. 소나무 4, 5그루가 있는 바위 쉼터를 지나게 되는데 왼쪽은 아찔한 벼랑으로 이뤄져 있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다 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함포마을로 내려가는 길로 급경사 내리막이다.

하산길이 지금까지 좋았던 산의 이미지를 다 깎아 먹는다. 폐가처럼 무너진 숯가마 터를 지나야 조금은 평탄한 등산로를 만날 수 있다. 그나마 흐르는 계곡이 유난히 깨끗해 위안을 준다. 마을의 급수시설을 지나면 산신각이다. 이곳을 지나면 함포마을로 들어선다.

수청마을을 출발해 용골산, 석이바위, 토곡산, 숯가마 터를 통과해 함포 마을회관으로 내려서는데, 전체 산행거리는 약 9.5㎞,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 30분이다. 짧은 등산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휴식을 포함하면 6시간 30분 이상이다. 내림길의 마지막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지 말고 계속 능선을 타고 등산을 진행할 수도 있다. 가파르고 험한 바위지대를 통과해야 원리로 하산할 수 있다.

양산시청 홈페이지와 인터넷에는 양산 용골산이란 이름이 일반화되었다. 예전에는 함박산 또는 굴밧산이라고 불렸다는 기록도 있다. 대구에서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멋진 바위산이다. 거리가 가까워 오전 8시에 출발해도 오후 7시 이전에 돌아올 수 있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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