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랑 산사람] 경남 양산 능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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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에 위치한 능걸산(783m)과 천마산. 걷기 편한 솔숲과 오솔길의 정취가 빼어난 산이다. 산 정상부의 기차바위와 연계된 아기자기한 암릉과 파란 하늘이 무명산의 설움을 단번에 떨쳐 버린다. 영남 알프스의 걸출한 산들이 차례대로 조망되고 금정산 고당봉마저도 우뚝하게 도드라진다.
멋진 조망에 끝없이 이어진 소나무 숲길, 아기자기한 능선에 깊은 계곡이 인상적이다. 많은 산객들이 천마산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산림청에는 능걸산이란 이름으로 등록되었다. 등산 시작점은 상북면 소토리의 대우마리나아파트. 아파트 입구에서 우측으로 난 임도를 따라 감결마을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잠시 후 2차로 도로를 만나 횡단해 직진하면 성불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등산로는 부드럽고 산허리를 휘감으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정갈하게 뻗은 키가 큰 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었고 경사도가 완만한 능선 하나를 오르면 용고개다. 이곳까지 35분 정도가 소요된다. 용고개에서 좌측 지능선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면 오른쪽 동쪽 방향이 훤히 터지는 바위더미 쉼터에 도착한다. 천성산과 원효산의 화엄벌이 시야에 들어오고 남쪽으론 금정산 줄기가 몇 겹의 봉우리로 조망된다. 발아래로 경부고속도로와 골프장이 시원하게 보인다. 점점 짙어지는 숲 사이 좌측으로 바위봉 매봉이 바라보이고 첫 번째 갈림길이 나타나면 주능선이다. 좌측이 바위봉인 매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우측이 진행 방향으로 하늘이 가려질 정도로 숲이 터널을 이룬다. 삼거리 능선 안부에 도착하면 삼거리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천마봉을 가려면 우측 ‘소석리’(대연마을) 쪽으로 진행해 천마봉 정상까지 왕복해야 한다. 실질적 정상 봉우리까지는 15분 정도. 정상 표지석이 있는 바위조망대까지는 20분 정도를 왕복해야 한다.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코팅된 종이를 팻말 위에 붙여놓은 봉우리까지만 다녀오지만 150m를 더 가야 천마산 정상 석이 보인다. 삼면이 확 트여 다녀오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안부삼거리에서 군부대 갈림길까지 25분 정도.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멋진 소나무 숲이 내내 이어진다. 갈림길을 지나 10분쯤 오르다 보면 전망바위가 등산로 오른쪽에 조금 벗어나 있는 곳에 도착한다. 능걸산 정상부의 암봉과 바위지대를 올려다볼 수 있는 훌륭한 쉼터로 조망이 기가 막힌다. 숨이 서서히 가빠지기 시작하면서 기차바위 암릉 초입부에 도착한다. 우회로가 있지만 왼쪽의 바위지대로 올라서야만 명불허전의 주변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수십 명이 한꺼번에 올라설 수 있는 너럭바위에는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있고 펼쳐지는 사면 팔방의 조망이 감탄의 연속이다. 매봉과 어곡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너머로 금정산 정상 고당봉이 아련하고, 인근의 풍차발전기 두 기가 멋지게 돌아가는 서편의 조망도 단풍과 어우러져 멋들어진다.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기암 위에서 자라는 소나무 한 그루 너머로 정족산과 천성산 주변의 산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무명의 바위들이 속속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며 자랑한다. 이곳부터는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의 연속, 15분 후에 정상 석이 세워진 능걸산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영남알프스 영축산을 비롯해 주변의 산줄기와 암릉들이 웅장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게 확연하게 보인다. 남쪽엔 금정산과 어곡산, 매봉과 토곡산이, 동쪽으로는 천성산과 원효산이 우뚝하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바위가 있는 봉우리가 혜월사를 거쳐 좌삼마을로 내려가는 등산로이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야 에덴밸리골프장과 된비알산, 절골로 내려설 수 있다. 능선을 조금 따르다 보니 활공장 터를 만나고 잠시 후 습지보호지역 안내판이 나온다. 5분을 더 가면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왼쪽 등산로에 표지기가 훨씬 많이 걸려 있지만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 아름다운 봉분 1기 뒤에 너럭바위가 우람한 공터다. 너럭바위에 올라서면 마지막 조망처로 손색이 없을 만큼 빼어난 조망이 펼쳐진다. 억새 군락을 가로지르면 이내 내림 길이고 예쁘게 조성된 골프장이 파란 잔디가 어울려 한 장의 엽서처럼 내려다보인다. 골프장 옆 배수로에 등산로가 연결되고 우측이 절골 방향이다. 계곡의 좌측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계곡은 내려설수록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다. 등산로가 가끔 끊기기도 하지만 계곡을 거슬러 내리면 어렵지 않게 등산로를 찾을 수 있다. 단풍 색깔은 곱지만 계곡이 워낙 길어 벧엘병원까지 약 1시간 20분 가까이 소요된다. 마리나아파트에서 등산을 시작해 천마산`기차바위암릉`능걸산`절골을 거쳐 좌삼리 벧엘병원까지 내려서는데 약 12㎞의 거리다. 등산 소요시간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4, 5시간 정도다. 좀 더 긴 등산을 원한다면 골프장을 지나 된비알산(827m)을 오른 후 내석리 마을회관으로 내려설 수도 있다. 능걸산과 천마산은 호젓하고 부드러운 숲길이 압권이다. 800여m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가끔 만나는 바위 쉼터와 시원한 조망, 능걸산 남동 날등에 펼쳐진 암릉 구간이 빼어나다. 산의 최적기는 가을이지만 빽빽한 철쭉이 군락을 이뤄 5월에 찾아도 제격이다. 능걸산의 명성이 나날이 산객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사계절 등산이 가능한 산이지만 어느 계절에 가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고 산행의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으리라. 산자락에 골프장이 완성되기 전에 등산을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능걸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거기에 이름 없는 산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까지 더 해져 저평가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이런 산이 어디 그리 흔한가. 떠나기 전의 기대치에 상상 이상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산이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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