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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 행복통장(26)]어느 노수필가의 서재에서...

산정의 수필!!

by 산정(지홍석) 2015. 4. 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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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 행복통장(26)]


                      학창시절부터 꿈꾸던 책 부자


                                                                                                                            김 학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 (이하 생략)”


 

글을 쓰는 사람에겐 책이 소중하기 마련이다. 반백 년 문학 활동을 하다 보니 내 서재에도 많은 책들이 쌓이게 되었다. 서점에서 구입한 책들도 있고, 저자들로부터 기증받은 책들도 있으며, 지인들이 사서 보내준 책들도 있다. 우편배달부가 오는 날이면 거의 날마다 책이 배달되곤 한다. 우리 아파트에 오는 배달부는 나 때문에 무거운 책을 가지고 와야 하니 힘들 것이다.


 이번 주에는 바빠서 책이 배달 되는대로 거실 탁자에 쌓아놓았다. 무려 13권이나 모였다. 책 부자가 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수필집이 6권이고 평론집 1권, 소설집 1권, 시집 1권, 격월간 수필전문지 1권, 동인지 2권, 교양서적 1권 등 13권이 쌓였다. 책값으로 따지니 무려 17만 1천 원어치나 된다. 어떤 책인지 살펴보자.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강원국의『대통령의 글쓰기』는 색다른 내용의 책이어서 흥미를 느꼈다. 문하생 ㄱ여사가 한 번 읽어 보라고 건네 준 책이다. 제목이 눈길을 끌어서 먼저 펼쳐들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10년 동안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근무했던 강원국 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인데 수필공부를 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될 내용들이어서 읽을 맛이 난다.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 비법’이란 구호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327쪽이나 되는 두툼한 책이다.


 

*83세의 노문하생이신 ㅎ선생이 사촌동생의 저서라며 건네준, 한수종의『문학평론』은 현역시인 66명의 작품을 분석한 책이다. 그런데 저자 이름을 보니 반백년 전부터 잘 알던 분이어서 더 반가웠다. 초등학교 교사로 교단에 섰다가 남원여고 교장까지 역임하고, 퇴직 후 시인으로, 평론가로 문단에 나오신 분이다. 무려 706쪽이나 된 저서였다. 책을 펼쳐보면서 서울 사시는 한수종 교장과 전화로 축하와 안부부터 나누었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등단한 시인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안영환의 세 번째 수필집『비극의 샘』은 272쪽 분량이다. 저자는 우리 고장 정읍 출신으로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헝가리무역관장 등을 역임하면서 주로 나라밖에서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했던 분이다. 퇴직 후 2008년 5월에 월간『한국수필』에서 수필가로 등단한 실력파 수필가다. 이 수필집의 발문을 쓴 문학평론가 김우종 교수는 “안영환의 사상의 핵심은 사랑이며 이것은 물론 안영환 만의 창의적인 주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참신하게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현대를 살아오는 이 나라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일그러진 사회가 이것을 잊고 있고, 작자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진지한 답을 찾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책의 무게는 가볍지만 내용은 묵직한 수필집임을 알 수 있다.


 

* 김진식 에세이『길 없는 길』은 저자의 여섯 권 째 수필집이다.『시와 의식』『한국수필』등으로 등단한 김진식 수필가는 계간 수필전문지『選수필』편집인으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좋은 수필을 발표하고 있어서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가장 드러나는 자국이 글이다. 내 글 속에 내 인생을 담고 있다.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다. 그것을 돌아보며 새긴다.” 라고 설파하고 있다.


 

* 최학 수필가의『별에 우산을 받쳐주고』는 저자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이미 세 권의 시집을 출간하기도 한 저자는 시와 수필을 오가며 폭넓은 문단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서울 관악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나와는 성만 다를 뿐 학(鶴)이라는 이름이 같아서 유난히 가까이 지낸다. 저자는 “졸저를 읽고 마음에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이 일기를 소망해 보지만 독자들의 마음 밭에 얼마나 예쁜 꽃씨를 심어줄지 걱정이 앞선다.”고 겸손해 한다.


 

* 백두현의 첫 수필집『삼백 리 성묫길』에는 40편의 수필이 담겨있다. 먼저 김선화의 서평에 눈길이 끌렸다.


 

“백두현, 그는 누구인가. 수필가이기 전에 이미 시인이며 아동문학가다. 비유나 율조에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는 일반 시와 동시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유익한 노랫말을 여러 편 작사해 왔다. 그런 그가『選 수필』로 등단하여 수필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으로 필자가 편집위원으로 일할 때이기도 하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김선화 작가가 그의 필력(筆力)을 인정하고 있으니 믿을 만한 작가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그물』은 수필가이자 동화작가인 이순금의 첫 수필집이다. 그러니 이 작가의 필력은 일단 믿어도 좋을 듯하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봄날, 개천가에서 머리를 내미는 새싹들은 스스로 여름을 견뎌내고 가을에 다시 씨를 퍼뜨립니다. 나는 삶의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출발하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강인한 들풀들의 속성에서 무언가를 배우며 제2의 인생을 그리고자 합니다.”라고 다짐하고 있다. 작가 김선화는 이 수필집의 서평 말미에서 “이순금의 글은 젊고 건강하다. 위트로 접근하여 사색의 의미망을 구축하는가 하면, 사회를 향한 풍자가 세련되고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볼 땐 더없이 다감하다.”고 평했다.


 

* 지홍석 첫수필집『도마 위의 여자』에는 40편의 수필이 담겨있다. 지홍석 수필가는 2008년에는 월간『문학세계』에서, 2010년에는『수필과 비평』에서 수필가로 등단했다. 종합문예지와 수필전문지에서 등단을 한 셈이다. 이종열 수필가의 수필평에서 지홍석의 수필「다산의 18, 그리고 나의」평을 읽었다. 무릎을 치고 싶었다. 지홍석 수필가가 다산에게서 18이란 숫자의 의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다산은 1800년 신유박해로 유배를 가게 되었고, 유배기간이 18년이었으며, 유배에서 풀려난 해가 1818년이었고, 다산의 제자 18명이 다산을 도우려고 다신계(多信稧)를 결성했으며, 유배에서 풀려난 지 18년이 지난 1836년에 별세했으니, 다산과 18이란 숫자는 참으로 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지홍석 수필가가 발견한 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스쳐 보낸 것인데 지홍석 수필가는 수필로 써서 의미화 한 것이다. 관심을 가질 만한 수필가라 할 수 있겠다.


 

* 정창근 소설가의 소설집『슬픈 제국의 딸』은 장편소설이다. 이 책 왼쪽 날개에 소개된 작가의 프로필을 보니 예사로운 분이 아니다. 독일국적도 얻었다 반납하고 북한에 가서도 소설집을 출간했고, 한국국적을 회복한 뒤 귀국하여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이색적인 문단경력의 소유자다. 이 소설은 일본을 무대로 쓴 소설이어서 관심을 끈다.


 

* 공무원연금문학회 동인지『좋은 인연』9호를 받았다. 문하생 ㄹ여사가 건네 준 책이다. 공무원문학회는 발족한지 11년째인데 공무원연금수필문학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모여 결성한 동인회다. 이 문학상이 존재하는 한 회원 숫자는 불어날 것이니 공무원연금문학회의 앞날은 창창하리라 기대된다.


 

* 광주영호남수필문학회 동인지『소리』2호가 나왔다. 영호남수필문학회는 영호남 수필가들의 친목과 수필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만든 단체다. 24년 전 전북과 부산의 수필가들이 창립한 뒤 대구경북과 광주, 전남, 울산이 참가하여 조직이 커졌다. 해마다 동인지『영호남수필』을 한 권씩 출간하고 출판기념회와 함께 영호남수필문학상을 시상하는 등 영호남수필가들의 즐거운 화합잔치를 열고 있다. 그런데 광주영호남수필문학회 우전 임원식 회장이 광주지역 회원들의 수필을 모아『소리』란 동인지를 출간한 것이다. 갈수록 회원 숫자는 불어나는데 그 수필가들의 작품을 모아 한 권의 동인지로 엮다 보니 600쪽이 넘는 분량이 되어서 개선책을 궁리하던 중인데 광주가 먼저 자체 동인지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축하할 일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타산지석으로 여길 일이다.


 

* 격월간 수필전문지『에세이스트』가 도착했다. 수필가이자 수필평론가인 김종완 씨가 발행 겸 편집인으로 이끌고 있는 수필전문지다. 이『에세이스트』는 다양한 기획과 편집으로 수필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창간 9주년을 맞은『에세이스트』는 정경문학상과 올해의 작품상을 시상하여 수준 높은 수필들을 빚도록 우리 수필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1세기, 진정한 산문시대의 도래를 위하여 창간했다는 격월간『에세이스트』의 내일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서상옥 제4시집『파도소리길』은 저자한테서 직접 받았다. 서상옥은 시인이자 수필가다. 월간『한국시』와『백두산문학』에서 시인으로, 월간『대한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하여 문단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집 3권과 수필집 3권을 출간했다. 서상옥 선생은 팔순이 가까운데도 치열한 창작열로 홀수 해에는 수필집을, 짝수 해에는 시집을 출간하는 독특한 분이다.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쌓이는 게 책이다. 이미 서재는 물론 침실까지 책장을 들여놓아 책이 아파트를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봄에는 집안 구석구석에 쌓아두었던 각종 문예지와 동인지 천여 권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휴게실로 옮겼다. 그 책만으로도 대형 책장 4개가 가득 채워졌다. 더 이상 진열할 공간이 없을 정도다.


 

우리 집 사정도 다를 바 없다. 그렇다고 보내주는 책들을 반송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어찌 되었던 나는 날이 갈수록 책 부자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학창시절부터 꿈꾸던 책 부자 대열에 끼게 된 것이다. 그러니 어찌 <나는 행복합니다>란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있으랴?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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