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랑 산사람] 전북 부안 위도 망월봉·망금봉·도제봉
# 홍길동전 율도국 ‘실제 모델’
# 바다 어울린 숲·기암괴석
# 낮은 높이에도 위압적 조망
조선의 급진적 개혁가 허균이 꿈꾸었던 이상향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 부안의 우반동에서 지은 ‘홍길동전’에서 그는 율도국을 그 모델로 제시했다. 그 실제적 모델로 알려진 섬이 위도로, 섬의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았다 해서 고슴도치 위(蝟)자와 섬도(島)를 써서 위도라고 부른다.
모래해안이 대부분이며 간석지도 발달했다. 위도의 최고봉은 섬 북쪽에 있는 망월봉(255m)이다.
그 밖에 도제봉(152m)·망금봉(242m)·파장봉(162m) 등 200m 내외의 경사가 급한 구릉성 산지로 형성되어 있다.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 기암괴석과 빼어난 해안 풍경이 자랑이다. 세계적 희귀종 위도 상사화가 유명하다. 대부분의 상사화가 진붉은색이지만 위도 상사화는 하얀색 꽃잎이다.
위도는 변산반도의 서쪽 해상으로부터 약 14㎞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식도, 정금도, 상왕등도, 하왕등도 등 6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어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부안 격포항에서 위도의 파장금항까지 카페리호를 타고 들어간다.
이른 아침 첫배를 탄다. 격포와 파장금항을 잇는 뱃길은 비운의 해상로다. 1993년 10월 10일. 위도 벌금항을 출발해 인근 식도를 경유해 승객 362명을 태우고 오전 9시 40분 파장금항을 출발한 배가 위도 3㎞ 지점 해상에서 오전 10시 10분쯤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승객 262명이 사망했다. 주말을 맞아 낚시꾼들과 관광객들이 많았고 추석을 쇠고 뒤늦게 일터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배의 정원은 221명, 초과인원이 141명이나 되었다.
위도로 등산을 떠나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등산로의 선택과 시작점을 어디로 할 것이냐에 따라 차량 이용방법이 달라진다. 종주산행이 목적이라면 위도 마을버스를 이용해 위도의 해안 절경을 감상하며 최남단 전막리까지 진행한 다음 능선종주에 나선다. 망금봉을 필두로 도제봉`망월봉`파장봉을 이어 타고 파장금항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군데군데 탈출로가 여섯 군데나 있지만 최종 목적지를 파장금항으로 하면 통제가 수월하다.
전막리에 도착 전. 섬의 끝 지점 좌측고개에 ‘위도등산안내도’가 있다. 능선을 오르면서부터 좌우측으로 아름다운 해변의 풍광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암릉길과 가파른 암릉을 통과하면 등산을 시작한 지 1시간 30여 분 만에 망금봉에 도착한다. 곳곳이 놓치기 싫은 전망대다. 좌로는 해수욕장이 조망되고 우측은 치도마을로 이어지는 임도가 훤하다.
치도교로 내려선 다음 위도해수욕장으로 가는 갈림길을 통과하면 진말고개다. 곧이어 도제봉이다. 도제봉은 해발은 낮으나 망금봉과 망월봉을 좌우로 거느린다. 능선을 이어가면서 바라보는 최고봉 망월봉은 낮은 해발인데도 불구하고 다소 위압적으로 느껴진다. 개들넘교를 통과하면서부터 오름길이 다소 가파르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망월봉은 해발 254.9m로 위도방파제와 파장금터미널,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과 봉우리들이 사면으로 펼쳐져 원 없는 조망을 보여준다. 2006년 처음 망월봉을 찾았을 때에는 정상 표지석 대신에 고슴도치 모형물이 산 정상임을 알려주었지만 이제는 산의 높이에 비해 크게 보이는 정상석과 사각 정자가 세워져 있다.
망월봉에서 좌측 내림길은 서해훼리위령탑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이 시름교를 통해서 파장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정상과 등산로 곳곳에 안내 표지판이 친절하게 설치되어 있다. 종주 능선 중 가장 돋보이는 지점이 개들넘에서 망월봉으로 짓쳐 오르는 길과 시름교로 내려서는 능선길이다.
시름교에서 파장봉을 오르려면 한 번 더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파장봉에도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하산지점인 위도방파제까지는 25분 정도가 소요된다. 전막리에서 등산을 시작해 망금봉·도제봉·파장봉을 거쳐 위도방파제까지 내려서는 데 약 14㎞의 거리에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식사 및 휴식시간 1시간 30분 포함) 또 다른 종주 길인 깊은금·내원암·망금봉·도제봉·망월봉·시름교·파장금항까지는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여름이라 길게 이어 타기보다는 망월봉과 도제봉을 이어 타는 코스도 고려할 만하다. 길어 봐야 2, 3시간 정도다.
섬 동쪽에 있는 영광 앞바다에는 일산도, 이산도, 삼산도, 사산도, 오산도, 육산도, 칠산도 일곱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있다. 이곳을 칠뫼(칠산)라고 하는데 여기서 시작하여 법성포 앞바다를 거쳐 위도, 변산, 고군산군도에 이르는 해역을 ‘칠산바다’라고 부른다. 이 해역에 형성된 어장을 칠산어장이라고 하며 흑산도, 연평도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조기어장이었다. 이 칠산어장의 중심지가 바로 위도(蝟島)였다.
영광굴비의 명성이 알고 보면 위도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4년에는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위도가 전남 영광군에 편입되었다가 1963년 행정구역 개편 때 부안군으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선착장에서 바닷길로 약 14㎞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원전수거물처리장 설치 문제로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렸던 곳이기도 하다. 11.6㎢의 면적에 1천300여 명이 살고 있다.
위도로 등산을 떠나기에 앞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점은 선박운항 시간이다.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위도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전화로 통보하는 게 좋다. 참고로 위도에서 가장 유명한 분은 마을버스기사 백은기 씨다. 입담이 좋아 위도관광해설사를 겸하고 있는데 TV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산행을 마치고 격포항 주변 변산국립공원 채석강도 둘러볼 만하다. 회 값이 다소 비싼 게 흠이다. 파장금항에서도 간단하게 회를 사 먹을 수 있다. 격포항에서 파장금항까지 운항요금은 편도 7천550원이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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