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랑 산사람] 가지산 입석대능선·능동산·쇠점골계곡 산행
# 아기자기한 암릉·기암 조화 입석대능선…'영남 알프스' 조망하며 걷는 묘미까지 만끽
영남알프스의 최고봉 가지산과 능동산 사이에 헌걸찬 바위능선이 하나 있다. 입석대능선. 석남터널 주변 지능선에 위치한 바위능선으로 인적이 드문 예전에는 숨은벽능선이라고도 불렀다. 지금은 국도에서 가장 긴 터널인 석남터널의 개통으로 통행 차량이 많이 줄었지만 한때는 차량 통행이 많아 구 석남터널 주변엔 휴게소도 성업을 했다.
가지산과 능동산이 이어진 주능선을 차량으로 횡단하면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입석대능선이다. 구 가지산휴게소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능선의 최고봉인 813m봉까지는 어림잡아 1시간 정도, 짧은 코스지만 아기자기한 암릉과 기암이 장관이다. 등산코스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입석대능선이 아무리 빼어나도 능선 하나만을 목적으로 하기에는 다소 아쉬울 수가 있어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석대 능선을 연계하기 위해 산 하나와 계곡을 선택한다. 대표적인 산과 계곡이라면 능동산과 쇠점골계곡이다. 페이스가 좋은 준족의 등산객이라면 배내고개에서 시작해 능동산을 오르고 입석대능선을 경유해 쇠점골로 하산한다. 조금 여유 있는 등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구 가지산휴게소에서 등산을 시작, 입석대능선을 오르고 813m봉에서 구 석남터널로 내려선 후 쇠점골계곡을 탄다.
장거리 등산객들을 위해 배내고개에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능동산의 높이는 983m로 영남알프스의 산군 중 하나다. 주변의 가지산과 천황산, 재약산의 유명세에 가려져 단독 산으로서의 등산보다는 천황산과 가지산 또는 쇠점골을 연결한 산행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영남알프스 종주길에 반드시 거치게 되는 지점에 위치해 천황산과 배내봉 방향의 능선이 갈라진다. 배내고개에서 능동산까지는 30분, 능동산에서 석남터널 위쪽의 석남재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능동산 정상을 제외하고는 숲이 우거져 조망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이 흠이다.
입석대능선 등산 시작점은 구 가지산휴게소다. 배내고개에서 구 석남터널로 진입하다 보면 우측에 구 가지산휴게소가 보인다. 대형버스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고 철거되지 않은 건물과 화장실이 보인다. 휴게소 마당에서 서편 능선을 올려다보면 입석대 바위가 보인다. 등산 시작점은 휴게소에서 좌측 아래로 50m 지점이다. 능선으로 바로 올라붙는 등산로가 보이고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달려 있다.
바위능선에 오르면 좌측 끄트머리로 다가가 주변을 조망한다. 사면팔방에 드리워진 조망이 예사롭지 않다. 남쪽 능선 아래로 언양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들녘이 보이고 고개를 들면 배내고개로 오르는 뱀처럼 구불구불한 지방도가 아스라하다. 그 좌측으로 밝얼산과 배내봉의 산 너울이 멋지고 우측으로 능동산이 조망된다. 원 없는 남쪽 조망 후 뒤돌아서서 오를 능선을 가늠한다. 천 길의 바위벼랑으로 이뤄진 암봉 우측 전방으론 가지산(1,240m) 정상부가 보이고 우측능선으로 쌀바위와 상운산(1,114m), 고헌산이 줄기를 이뤄 차례로 연결되어 있다.
전방의 위압적인 암봉을 넘으면 입석대바위가 보인다. 짧은 능선이지만 전국의 이름깨나 있는 어떤 바위능선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거대한 당간지주를 연상케 하는 입석대바위는 명불허전이다. 오름길 주변 곳곳에 우회로가 있지만 굳이 바위능선을 우회할 필요가 없다.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이 곧장 이어져 813m봉까지 연결되어 있다. 바위 오름길 초입엔 철갑을 두른 기송과 노송이 눈길을 끌고 군데군데마다 바위 전망대가 포진해 뒤돌아서서 조망을 즐기거나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지도상에 813m봉이라 적힌 봉우리에는 돌로 탑을 쌓았다. 돌 가운데 누가 ‘상춘봉 855m’라고 매직펜으로 적어 놓았다. 능동산에서 석남재로 향하는 등산객들은 813m봉을 잘 찾지 못한다. 봉우리 서편으로 우회로가 잘 나 있어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지나친다. 그러나 후회할 필요는 없다. 입석대능선은 내림길보다 오름길이 경치가 훨씬 좋다. 석남재까지 진입 후 우측으로 내려서서 구 석남터널 입구에서 도로를 타고 구 가지산휴게소까지 내려선 다음 다시 오르면 된다.
가지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지점이 갈림길이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석남터널 서편이다. 터널 못미처 좌측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지만 터널입구로 내려선 다음 좌측 도로를 100여m 따르면 작은 휴게소다. 휴게소 못미처 왼쪽으로 쇠점골로 내려가는 나무데크 계단길이 보인다. 물이 흐르는 계곡 옆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쇠점골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 위치한 계곡으로 가파르지도 위험하지도 않아 산책하면서 즐기기에 그만이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하며 숲이 우거져 있다. 계곡에는 큰 바위와 이름 없는 무명 폭포와 소와 담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오천평반석은 거대한 암반이 하나로 되어 계곡 전체를 덮고 있다. 크고 넓다는 뜻에서 오천평바위라고도 부른다.
구 가지산휴게소에서 출발, 입석대능선을 오른 후 813m봉으로 해서 쇠점골로 내려서는 데 순수 등산시간만 3시간 정도 걸린다. 시원한 계곡에서 피서까지 즐긴다면 4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배내고개에서 시작해 능동산을 거쳐 석남재까지 진입 후 다시 터널 동쪽으로 내려선 다음 입석대능선을 오르고 813m봉을 거쳐 쇠점골로 내려서는 데 5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여름철에는 쇠점골계곡의 하류 지점인 ‘시례호박소’ 주변은 온통 피서객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주차할 공간이 없어 호박소 주차장까지 대형버스와 자가용 차량 진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백연사 앞쪽 주차장 식당가에서 백운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우측으로 보인다. 150여m 정도 오르면 국도다. 이곳에서 하산 시간을 미리 정한 후 차량을 부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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