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랑 산사람] 통영 두미도 천황산 | ||||||||
경남 통영의 두미도(頭尾島) 천황산(天皇山). 해발 467m로 통영시청에서 남서쪽으로 약 26㎞ 해상에 있다. 통영의 마지막 오지 섬으로 남동쪽의 해안선이 꼬리 모양으로 돌출되어 있다. 섬의 면적은 5.02㎢로 기암절벽의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대부분의 마을이 퇴락했고 남구의 구전마을과 북구의 학리마을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등산의 시작점은 남구 구전마을. 마을 앞쪽 왼편으로 동백나무숲이 보이고 마을을 오르는 길에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의 아름드리 동백 숲과 아담한 돌담이 운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 청석마을로 이어지는 너른 임도를 만나면 다시 좌측이다. 잠시 후 산으로 올라붙는 등산로가 보이지만 그냥 무시하고 계속 임도를 따른다. 15분 정도면 임도가 한 굽이 꺾이면서 청석고개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산안내판과 이정표, 나무벤치가 보인다.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나무데크로 만든 좌측 전망대로 간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욕지도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해 질 녘이면 욕지도와 남해군 사이에 황홀한 일몰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임도에서 천황산 정상을 가늠하고 등산에 나선다. 짧은 나무계단을 오르면 제일 먼저 좌측 바다로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새끼 섬과 그 주변의 기암들이 인근을 지나가는 작은 배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전경을 만든다. 10분 정도 오르면 ‘두미도 어장 감시 시스템’ 표지판이 붙어 있는 182m봉이다. 산등성이로 오르는 등산로 주변 좌측에 동백 숲이 빼곡하다.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등산로가 거친 듯 투박하다. 이리저리 흩어진 바위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간간이 바다가 트이는 암석 위에 올라서면 남해에 흩뿌려진 섬들을 조망하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돌탑을 지나면서부터 등산로가 가팔라진다. 낡은 로프가 설치된 곳을 지나면 등산로 우측에 ‘전망 좋은 곳’이라는 바위 조망처가 나타난다. 그곳에 올라서면 좌측 아래로 구전마을이 선명하고 우측은 섬의 꼬리가 기암으로 형성되어 외따로 떨어져 있어 마치 작은 산처럼 보인다. 그 모양이 마치 개가 쭈그리고 있는 모양 같아 ‘개바위’라고도 부른다. 8부 능선쯤에서 갈림길 이정표(천황산 정상 640m, 남쪽전망대 1.5㎞. 동쪽전망대 1㎞)를 만난다. 이곳부터 등산로는 완만한 능선이다. 잠시 후 좌측 바다와 앞쪽의 천황산이 바라보이는 너럭바위에 도착해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한다. 안부를 지나면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이다. 이곳에서 등산로를 선택한다. 좌측은 우회길, 우측이 바위능선으로 바로 치고 오르는 릿지 길이다. 조금 까다로운 바위 하나를 올라서면 전방에 칼날 같은 암릉이 도사리고 있다. 위험한 등산로라 예전엔 로프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삭아 잔해만 널브러져 있다. 매우 까다롭게 보이지만 막상 바위를 잡고 올라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가 있다. 정상에서는 막힘 없는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욕지도 본섬 주변으로 상하노대도`연화도`갈도 등이 조망되고 저 멀리 세존도까지 보인다. 그뿐만 아니다. 거제도의 가라산과 노자산, 계룡산이 보이는가 하면 통영의 미륵산과 벽방산, 고성의 향로봉과 사천 와룡산, 하동의 금오산까지도 조망이 가능하다. 해무가 없는 날에는 웅장한 지리산이나 전남 여수의 산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해무가 끼어도 웬만해서는 지척의 사량도 지리망산과 달바위봉, 아래 섬의 칠현산, 수우도의 조망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한다. 간단한 산행을 기획했다면 동쪽전망대와 남쪽전망대 갈림길까지 되돌아 나간다. 거기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15분 후에 동쪽전망대를 만난다. 조망을 즐기고 내려서는 길은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잠시 후 상록수림이 우거진 숲을 지나게 되고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차량 통행이 가능한 임도를 만난다. 좌측이 북구 학리마을, 우측이 남구 구전마을로 향하는 길인데 17일 개통이 되었다. 투구봉(332.7m)을 연계하려면 고난이 따른다. 정상 주변이 바위절벽이라 바로 넘어가는 길이 없다. 우측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를 따라 바위지대를 내려선 다음 정상을 좌측으로 끼고 등산로를 개척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가끔 천황산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가는 팀들도 있지만 가파른 암릉에다 흔적마저 희미해 길 찾기가 애매하고 위험하다. 투구봉 전의 봉우리가 358m봉, 그 봉우리 못미처 안부가 있다. 이곳까지도 등산로가 전무하지만 투구봉 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안부에서 우측 계곡으로 섣불리 탈출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야생 멧돼지를 만날 수도 있고 가시덤불을 만나 오도 가도 못하는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남구 구전마을에서 등산을 시작해 남쪽전망대`천황산`투구봉을 거쳐 북구마을로 내려서거나, 천황산에서 동쪽 전망대를 거쳐 남구마을로 내려서는 데 약 7㎞의 거리에 4시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으니 충분히 감안해서 등산에 나서야 한다. 두미도를 찾아들 정도의 산꾼이라면 대부분 전문가다. 단조로운 원점회귀형 등산을 선택할 리가 없다. 그러나 투구봉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위험한 암벽과 암릉을 거쳐 등산로를 개척해야 한다. 성취감은 클지 모르나 온몸이 가시덤불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해 그 후유증이 만만찮다. 하산 지점인 북구 학리마을 사람들은 외부에서 찾아오는 등산객들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두미도의 천황산이 외부에 덜 알려졌는지도 모른다. 산을 훼손하거나 오물을 버리는 행위 등 주민들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들어가고 나오는 배가 하루에 두 편(오전 6시 50분, 오후 1시 30분)밖에 없다. 동계와 하계 배 시간이 다르니 사전에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40명 이상이 넘는 단체는 사전에 선박 대절이 가능하다.(한려페리 055-641-0055)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에 정기 항로가 증편되어 운항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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