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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앵산·솔병산·석름봉 2013. 12. 26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

by 산정(지홍석) 2013. 12. 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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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 거제도 앵산·솔병산·석름봉


거제 바다 푹 빠져  길어야 너댓시간 수산시장 ‘입맛기행’ 여유 덤으로

 

 

 

 

 

 

 

 

 

  앵산(鶯山`513m)은 거제도 고현만의 북쪽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다. 거제 10대 명산의 하나로 하청면과 연초면의 경계에 있다. 꾀꼬리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앵산이라 부르며 연초면 한내리와 오비리 쪽이 산의 뒤쪽, 하청리와 유계리 해안 쪽이 앞이다. 뒤쪽이 낭떠러지 암벽 산인데 비해 앞쪽은 새의 가슴처럼 절묘하게 보이고 산이 깊고 나무가 무성하다.

  칠천도에서 보면 3개의 봉우리가 높이 솟아 중간 산을 필두로 좌우의 산이 새의 날개 죽지처럼 보인다. 풍수지리적으로 좌청룡과 우백호의 형상. 산의 우측이자 거제도 북쪽인 산허리에는 신라시대 하청북사의 절터가 있었고 그 밑에 조선시대 정주사 절터와 물레방아터, 부도탑과 약수터가 있었으나 현재 그 자리에는 광청사란 사찰이 들어서 있다.

  앵산 하나만을 목표로 하면 등산이 너무 짧다. 적당한 등산거리가 필요해 인근의 석름봉(石凜峰`298.6m)과 솔병산(率兵山`440m)을 연계해 등산코스를 만들었다. 이른바 종주코스가 탄생한 셈으로 산행의 기점은 신현읍 고현리와 연초면 경계에 놓인 신오교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측으로 꺾으면 우측 산으로 올라붙는 등산로가 보인다. 계단을 오르면 왼쪽으로 굽으면서 산의 사면으로 이어진다. 완만하고 넓은  등산로가 이어지다가 삼거리를 지나면서 등산로가 가팔라진다. 가끔씩 통나무 계단이 나타나더니 경사가 누그러지는 곳에 정자가 보인다.

  남쪽과 서쪽 방면으로 시야가 트여 고현항과 시가지가 바라보인다. 그 뒤쪽으로 거제도의 명산 계룡산이 우뚝하다. 삼성중공업 조선소 앞 바다에 거대한 선박들이 장관이다. 평지 같은 길을 10분 정도 따르면 다시 삼거리,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오비재네거리다. 정면 오르막은 석름봉으로 가는 길. 우거진 소나무 숲을 통과한다. 군데군데 갈림길이 있지만 이정표가 있어 헷갈리지 않는다.

  조망은 정상석이 없는 석름봉이 아니라 연초바위에서 터진다. 완만한 내리막을 50m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에 있는 우뚝 선 바위가 연초바위다. 간단한 조망 후 256m봉을 지나 무성한 소나무 숲을 내려서면 드넓은 공터가 있는 연사재다. 승용차가 올라갈 수 있는 고개로 좌측 임도가 오비리, 우측이 연초면사무소가 있는 연사리다. 산불조심 기간이라 감시원이 상주해 있다.

  오름길에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주능선에는 소나무들이 많지만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재선충 때문에 소나무가 전멸 상태다. 조금은 급경사 길이지만 오르고 나면 완만한 등산로. 그리 높지 않는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 반복한다. 연사재에서 20분 후면 좌측으로 고현읍과 고현만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바위전망대를 지난다.  

  두 번째 만나는 정자는 조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쉬어가라는 의미다. 삼거리가 나타나더니 봉우리 위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정면으로 앵산이 바라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연륙교가 놓인 칠천도가 거제도와 연결되어 있다. 경사도가 약한 오르내림 길이 반복되다 다시 바위지대에서 조망이 터지고 봉우리에서 조금 더 지나면 좌측으로 등산로가 꺾이는 바위지점 우측에 북쪽의 산과 바다가 트여지는 바위가 보인다.

  뚝 떨어졌던 등산로가 안부에서 오름길을 준비한다. 오른쪽 광청사 방향에서 올라온 길을 지나면 헬기장. 바람마저 비켜 가는 곳으로 중식을 하기에 그만이다. 왼쪽으로 한곡마을 이정표가 있는 곳을 지나면 2층 형태로 만들어진 누각전망대가 보이고 전망대 위로 오르면 앵산 정상석은 북쪽으로 50m 거리에 보인다.

  360도 탁 트이는 조망을 만끽한다. 동쪽으론 검푸른 바다 사이의 거가대교와 가덕도 연대봉이 시야에 들고 우측으론 거제 제석산(267m)을 필두로 상금산`대금산`강망산`국사봉이 부채살처럼 남쪽으로 원을 그린다. 통신탑이 있는 계룡산 좌측은 선자산, 우측은 대불산(460m)과 산방산(507m), 백암산(495m)이 뚜렷하게 조망된다.  

정상석을 지나면 삼거리다. 솔병산이 우측 아래에 보이지만 계속 직진하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갈림길이다. 우측 석포리 방향으로 내려서면 경사 길에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10분 만에 안부 삼거리다. 나무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다.

  좌측이 하산지점인 석포리. 솔병산을 가려면 200m를 10분 정도 더 치고 올라야 한다. 조망은 없고 ‘솔병산 정상’이라는 나무판이 걸려 있다. 개안고개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등산로가 희미해 안부로 되돌아 와 석포리로 방향을 잡는다.

  석포리로 내려오는 길은 완만하지만 낙엽이 쌓여 조금 미끄럽다. 너덜지대를 지나면 찜질방 건물이 보이고 콘크리트 도로에 내려서게 된다. 안부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찜질방은 문이 닫혀 있고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차량이 지나는 아스팔트 지방도로를 만난다.

  신오교에서 등산을 시작해 석름봉`앵산`솔병산을 연계하고 석포리로 내려서는데 약 10㎞의 거리다. 등산시간은 식사시간 포함 너댓시간 정도 걸린다. 지도상에는 등산로가 없지만 오비리삼거리 중촌마을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해 임도를 따라 오비소류지 우측으로 연사재로 오를 수 있다. 석름봉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을 다 탈수 있다. 총 등산 소요시간은 3, 4시간 정도다. 석포리를 통해 앵산을 올라 한내리나 광청사로 하산할 수도 있으나 등산로가 짧고 단조로워 권하고 싶지 않다.

  가는 길과 오는 길 교통이 편리하다. 자가용과 대형버스를 이용해 오전 7시에 대구를 출발해도 세 봉우리를 충분히 등산하고 귀가 길에 통영 중앙시장이나 서호시장에 들를 수 있다. 먹거리를 즐기고 수산물을 사 올 수도 있으나 주말이면 중앙시장은 발붙일 틈조차 없다. 서호시장이 훨씬 구미에 맞을 수 있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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