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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동릉대슬랩 거문돌능선 [기사: 2012. 12. 13]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

by 산정(지홍석) 2012. 12. 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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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 수락산 동릉대슬랩 거문돌 능선 

  

 

 

 

 


 # 산 전체가 석벽`암벽…경사도 60도 바윗길 스릴있게 올랐더니 조망도 꺅~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더불어 서울 근교의 4대 명산으로 자리매김한 산이 수락산이다. 산세가 웅장할 뿐만 아니라 산 전체가 석벽과 암반으로 되어 있어 도처에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교통편도 좋아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으로 붐비는 대표적인 산 중의 하나다. 주봉의 높이는 638m로 서울의 주산 중 가장 낮다.

산 전체가 화강암과 모래로 이루어져 있고 기암괴석과 샘, 폭포가 많은 반면 나무는 적은 편이다. 바위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산의 분위기가 다소 삭막하다고도 하지만 아기자기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인 산이다. 바위 경치가 뛰어날 뿐 아니라 곳곳에 맑은 물이 흐르는 산이다.

수락산엔 일반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수락산의 명품코스가 숨겨져 있다. 다녀오면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코스, 일명 동릉대슬랩과 사과바위대슬랩능선이다. 호젓한 산행으로 번잡함을 피할 수 있고 서울 북쪽 끝자리인 의정부시와 남양주군의 경계에 있어 지방의 산객들에게는 접근이 용이하다. 산행 들머리는 수락산 유원지가 있는 청학리. 수락 8경이라 불리는 금류폭포, 은류폭포, 옥류폭포 등이 있고 조선시대의 사찰 내원암이 있는 곳이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산행 안내도에 표기가 되어 있지 않은 등산로를 찾는 일이다. 수락계곡을 횡단해 달팽이화장실, 옥류폭포를 통과하면 전 권투선수 박종팔 선수가 운영하는 ‘만남의 광장’을 지나게 된다. 잠시 후 오른쪽으로 백호암 가는 길이 보이고 백호암 왼쪽으로 동릉대슬랩 길이 열린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자칫 작은 갈림길에서 오른쪽 지능선으로 치고 오르면 대슬랩 오른쪽 안부로 오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초보자는 우회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소리바위(사과바위)대슬랩과 동릉대슬랩을 같이 오를 수 있는 등산 지점도 있다. 수락계곡으로 계속 진행해 옥류폭포를 지나 내원암 쪽으로 5~10분 정도 오르면 계단길이 나타나고 초록색 칠을 한 첫 번째 철 펜스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오른쪽 숲 속으로 보이는 바윗길로 오르면 소리바위대슬랩과 동릉대슬랩이 연결된다.

화장실에서 출발해 20여 분이면 짧은 슬랩을 만난다. 짧은 슬랩을 오르면 드디어 대슬랩릿지. 평소에 바위산행을 즐겨 하는 산객들은 공포감이 크지 않으나 워킹산행을 전문으로 하는 산객이나 초보 산꾼에게는 상당한 위압감이 전해진다. 바위 경사도가 60도가 넘고 길이가 100여m에 육박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지만 문제는 체력과 자신감이다. 로프나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 담이 약한 분들은 대슬랩에 오르기 전 왼쪽으로 오르면 소리바위능선과 연결된다. 그곳에는 굵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우회로로 적합하다. 짜릿한 대슬랩을 통과하면 체력이 어느 정도 소진된다.

그러나 상단부의 거대한 평면의 바위반석에서의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다. 올라온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면 청학리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그 옆으로 국사봉과 퇴뫼산, 용암산과 수리봉 등이 조망된다. 발아래 오른쪽 소리바위대슬랩 상단부에 생성된 기이한 바위는 마치 먹다 버린 사과 모양처럼 생겨서인지 ‘사과바위’로 불린다. 아직 더 올라야 할 향로봉(485m)과 영락대가 북쪽으로 올려다보이고 서쪽으로 수락산 정상이 우뚝 솟아 있다.

바위 봉우리인 영락대를 지나자 달팽이 촉수 모양의 바위가 있는 칠성대다. 남쪽으로 저 멀리 불암산이 조망되고, 주봉 오른쪽 아래로 홈통바위와 기차바위가 조망된다. 직등의 암벽을 개미처럼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모양이 실루엣으로 처리되어 진기한 모양으로 각인된다.

칠성대를 통과하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정상을 오르려면 직진이고 기차바위를 거치지 않고 거문돌능선으로 바로 가려면 오른쪽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다 보면 바위로 형성된 이름 없는 무명 봉이 오른쪽에서 발걸음을 유혹한다. 바위봉에 잠시 올라 조망을 즐기고 다시 되돌아와 산허리를 감아 내려서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그곳에서 도정봉으로 길을 잡아 조금 진행하면 둔덕 같은 봉우리를 지나게 된다.

나무데크 계단길이 나타나면 다 내려가지 말고 오른쪽 바위 쪽으로 진행한다. 거문돌능선 분기점이자 바위전망대다. 바위지대에서 밧줄을 잡고 오른쪽 바위 아래로 내려서면 거문돌능선으로 향하는 길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향로봉, 칠성대, 기차바위를 조망하고, 왼쪽으로 도정봉과 만가대능선을 바라보며 진행하다 보면 너덜지대를 만난다. 그곳에서 왼쪽 거문돌 계곡으로 내려간다. 거문돌 계곡지점의 천문폭포를 만나고 흑석통제소를 지나면 등산로가 넓은 임도로 바뀐다. 분묘군을 지나면 군부대가 왼쪽에 보이고 배뻘마을을 통과하면 43번 국도다. 군부대 앞에는 부대찌개 식당이 있는데 맛이 일품이다.

청학동 수락유원지를 출발해 동릉대슬랩 또는 사과바위대슬랩을 통과해 영락대와 칠성대, 수락산 정상을 지나 거문돌능선으로 해서 배뻘마을로 하산하는 데 약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수락산 동릉대슬랩 등산로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비경의 코스라 등산지도에 등산로가 제대로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사과바위능선 또는 동릉대슬랩이나 향로봉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더 자세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수락산 최고의 명품코스로 손색이 없다. 한 번 다녀오면 누구나 경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대슬랩 상단부까지 안전시설이 전무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드시 산행 경험이 풍부한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고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은 피하는 게 좋다.

불암산이 인근에 있어 수락산과 연계한 종주도 가능하다. 불암사에서 시작해 불암산을 오른 후 덕능고개에서 주능선을 거쳐 수락산을 오르고 동릉대슬랩이나 수락유원지로 하산할 수도 있다.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도 무방하나 수락산 주 능선에는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들어 정체가 심하다. 오전 7시에 대구를 출발해도 산행을 마치고 오후 8시 정도면 대구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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