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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서산 가야산 -> 깨달음의 산 (2010년 6월 3일, 발행)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

by 산정(지홍석) 2010. 6. 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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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 서산 가야산

 

 

  예산군, 서산시, 당진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678m)은 합천의 가야산과 동명이산(同名異山). 1973년 수덕산, 원효봉, 석문봉과 함께 덕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가야산은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며 광활한 내포평야를 굽어 살핀다. 역사 현장의 체험장이자 풍수지리의 보고이며 깨달음의 산이다. 충남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금북정맥의 핵심으로 동으로는 예당평야, 서로는 서해안(서산시)과 태안반도를 거느린다. 평지에 우뚝 솟아 남북으로 달리는데 산 높이는 400~600m급으로 높지 않으나 산자락만큼은 치마폭처럼 넓다.

# 원효가 깨달음 얻은 토굴로 유명

  가야산은 막힘 없는 조망으로도 손색이 없지만 산의 깊은 살 속에 숨겨진 숱한 기록들과 전설과 비교하면 금세 빛이 바랜다. 우리나라 명산의 사찰치고 의상대사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는 곳이 있으랴. 의상에 필적하는 최고의 명승(名僧)은 단연 원효다.

  때는 7세기. 원효와 의상 두 스님은 뜻한 바 있어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다. 방향은 서해 바다였고, 바다 건너 당나라로 가장 빨리 가기 위해서 내포로 향했을 터이다. 내포란 ‘내륙의 포구’, 곧 서해로 연결된 물길로 배가 드나드는 고장(태안 당진 서산 예산 홍성 등 10곳)이다. 어느 날 두 스님은 한 동굴에서 밤을 보내게 된다. 밤이 이슥하여 갈증이 난 원효와 의상 두 스님은 동굴에서 바가지에 담긴 감로수를 맛있게 들이켰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니 그 물은 달콤한 감로수가 아닌 해골바가지에 담긴 벌레 썩은 물이었다.
  구토하던 원효는 깨닫는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일체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는 화엄경 구절)임을 대오각성하고는 당나라 유학 결심을 파기한다. 그리고 그 길로 신라로 돌아가 민중불교의 초석을 일으키는 데 헌신한다. 이 극적인 사건이 전설처럼 지금까지 전해져 왔지만, 최근 그 토굴이 충남 예산과 서산의 가야산 자락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설이 제기됐다.
  가야산 정상은 가사봉(가야봉)이다. 그 옆에 동남쪽 연봉의 하나인 원효봉이 있다. 중턱에는 원효대라는 전망대가 있고 절터가 있는데, 원효대사가 절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가야산 등산은 석문봉(653m)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정상 가사봉과 원효봉을 연계할 수 있고. 옥양봉과 일락산과 상왕산, 옥양봉으로 이어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총 등산 소요시간은 3~5시간 정도. 기점은 여러 곳이나 대부분 상가리(예산군 덕산면)에서 시작한다. 주차장이 꽤나 넓어 대형버스 20여대는 족히 주차할 수 있다.

 



# ‘남연군 묘’ 대원군이 염두에 둔 천하의 명당
  등산을 나선다. 10여분이 채 되지 않아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정상인 가사봉`석문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옥양봉(621m)으로 이어진다. 왼쪽 길로 접어드니 곧 이어 ‘남연군 묘’의 안내판이 나온다. 남연군은 흥선 대원군(고종의 친부)의 아버지다.
  묘에 이르러 주변을 살펴본다. 석문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포진한 가사봉과 옥양봉이 좌청룡 우백호가 돼 묘를 반원으로 감싸안은 형국이다. 천하명당으로 소문난 곳이지만 원래 이 자리에는 가야사라는 절이 있었다. 그래서 대원군은 경기도 연천에서 남연군의 묘를 이장해 가묘로 두었다가 호시탐탐 이곳을 염두에 두었다. 어느 날 절에 불이 나고 절을 지키던 승려가 연못에 빠져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 후 현재의 자리에 묘를 썼고 지금까지 가꾸어져 왔다.
  원래 지관이 추천한 명당은 두 곳이었다고 한다. 2대에 걸쳐 황제를 낼 곳(가야산 동쪽)과 만대에 걸쳐 영화를 누릴 곳(광천 오서산)이었는데, 대원군은 황제의 터를 선택했다. 실제로 묘를 쓴 이후 대원군의 아들인 고종과, 손자 순종이 황제에 등극했다. 대원군의 후손은 영화를 누렸지만 이로 인해 조선왕조는 멸망했으니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1868년 발생한 오페르트 도굴사건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현장이기도 하다.



# 끝없이 이어진 소나무 숲길 삼림욕에 안성맞춤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 신록에 물든 산하의 빛깔이 유난히 곱다. 정상 가사봉은 송신중계탑이 들어서 있어 접근하기가 썩 내키지 않는다. 굳이 정상을 밟아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없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가야산 최고의 멋진 봉우리는 뭐니뭐니 해도 태극기 휘날리는 석문봉이다.
  넉넉한 걸음으로 2시간여 만에 석문봉에 오른다. 탁 트인 조망이 뛰어나다. 서쪽 아래로 서산시 해미읍 일대가 보인다. 정상의 돌비석에는 ‘내포의 정기가 이곳에서 발원하다’라고 적혀 있다. 동쪽에는 옥양봉이 지척이고 북쪽에는 일락산과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송림 능선이 청록색으로 꿈틀댄다.
  먼 거리를 달려와 가야산의 주봉우리만 오르고 돌아서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등산시간이 조금은 짧은 것 같아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다. 일락산과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기로 마음 먹는다. 석문봉에서 일락산,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능선이다. 삼림욕에 안성맞춤인 소나무 숲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등산을 시작한 지 5시간여 만에 개심사에 도착한다.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그런지 여느 절과는 느낌부터가 많이 다르다. 규모는 작으나 운치가 뛰어나고 소담스럽다. 자연과 너무나 친화적인, 마치 오래된 이웃과 같은 느낌의 절이다. 구부러진 소나무 고목으로 지주를 세우고 범종각을 완성했다. 일제 수탈의 표식인 송진 채취의 상흔이 새겨진 소나무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화장실도 재래식 그대로다. 절 주변의 우거진 오래된 소나무가 압권이다. 해마다 4월 말 5월 초에는 겹벚꽃(왕벚꽃)이 지천으로 만개해 사람들을 환상의 세계로 밀어넣는다.
  가야산 등산을 하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든다. 인간의 끝없는 사념과 욕심은 어디까지인지, 풍수와 전설은 어느 선까지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등산을 시작할 때 흐릿했던 마음이 개심사(開心寺)에 이르러 한껏 밝아졌다. 절 이름처럼.


글`사진 산정산악회 지홍석 대장san3277@hanmail.net



작성일: 2010년 06월 03일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  이름모를 곤충 한마리가 벚꽃의 미혹에 흔들리고 있다!

 

                       양철지붕위 담쟁이가 원하는 건. 맆스틱을 칠한 벚꽃인가?

 

     솜털같는 벚꽃의 잎사귀가 떨고 있다

 

                      순백과 핑크빛의 조화!

 

    개심사 명부전앞에 우리나라에서 한두군데 밖에 없는 청벚꽃이 흔들리고 있다

 

     세종류 꽃들의 다툼!

    대웅전 오름길에 화사한 겹벚꽃이 방문객들을 마중하고  있다

 

                       이리저리 얽힌 세상사!

 

                       화사한 핑크빛  벚꽃의 자태

 

                      신록의 연두빛 속으로의 귀향

 

                       벚꽃의 화려한 군무에, 질투의 색 노란색 유채가 무언의 시위!

 

                      겹벚꽃 망울이 신록에는 더욱 화려하다

 

                       자웅!!!

 

                      텅 비어버린 허전한 마음...........

 

                      대웅사 뒷뜰의 홍벚꽃

 

                      겹벚꽃 군락속의 연철쭉!@

 

                       붉은 4월!

 

 소담하고 아담한 절 개심사의 운치!

 

    꽃사태를 상춘객들이 즐기고 있다

  

청벚꽃이 불심에 사로잡혀 명부전을 기웃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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