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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주작산 덕룡산(2010. 4. 1. 발행)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

by 산정(지홍석) 2010. 6. 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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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랑 산사람] 강진 주작산`덕룡산

 

 

  이 봄, 밀려오는 그리움이 있다면 강진으로 떠나보자.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바위석순들이 앞다퉈 자웅을 겨루고, 선 굵은 암릉들은 끝없이 도열해 산꾼들을 압도한다. 바위능선 곳곳에 잉태해 피어난 진달래가 고혹한 입술처럼 산객들을 현혹하고, 파도처럼 일렁이는 바위들의 군무(群舞)는 봄이 무르익었음을 표현한다.

#바위능선`진달래 환상의 하모니
  산을 다닌 지 이제 30여년. 해마다 4월이면 진달래가 온 산하를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어느 산이 최고의 진달래 명산일까. 쉽게 답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굳이 진달래가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명산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주저없이 주작산과 덕룡산을 소개할 것이다. 강진의 주작산(475m)과 덕룡산(432m). 이곳 진달래는 애써 군락을 이루지 않는다. 웅장한 암릉과 산허리, 꼭 피어났으면 하고 바라는 곳에 마음을 읽듯이 적재적소에 피어난다. 한폭 동양화 속 여백의 미처럼 점점이 피어나 절제된 아름다움의 진가를 웅변하듯 가르쳐 준다.
  주작산과 덕룡산은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바위능선만으로 등산인들의 로망이 됐다. 여기에 그리움과 아름다움의 상징 진달래꽃이 피어나면 주작산과 덕룡산은 금상첨화의 산이 된다. 진달래의 아름다움을 자주 화폭에 그렸던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혜원(蕙園) 신윤복이 그린다 해도 자연이 만들고 계절이 빚어낸 능선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으랴. 그래서 주작산과 덕룡산은 정녕 4월을 기다린 산이다.
  강진에서 완도로 가는 813번 지방도로를 지나노라면 우측 북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능선이 출렁거린다. 산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보는 순간 그 아름다운 능선의 마력에 빨려든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지는 불과 5년여 정도다. 10년 전 처음 이산이 소개될 때만 해도 정비되지 않은 거친 바위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가서기를 꺼렸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오르내린 때문인지 등산로도 잘 정비돼 있다. 위험한 곳에는 로프도 설치돼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초보자도 등반이 가능한 산으로 탈바꿈했다.

 

#달마`두륜`주작`덕룡 명산 도열

 


  등산인들은 해발에 민감하다. 그러나 산은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 것을 이 산은 일깨워준다. 해남의 명산 두륜산(703m) 오소재에서 주작산과 덕룡산은 한줄기로 이어져 있다. 해발 400m를 가까스로 넘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봉의 연속, 말잔등처럼 매끄럽게 뻗는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출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준다. 군데군데 급경사길은 로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협곡 사이에서 용(龍)과 주작(朱雀)의 겨드랑이를 간지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덕룡산은 정상이 두개다.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윗길에 지친 사람들이 대부분 잘 모르고 우회길로 지나칠 수 있어 잘 살펴보고 올라야 한다. 등산로의 기점은 소석문이다. 주차장이 형성돼 있고 봉황천 실개천을 건너 암봉 속으로 바로 등산이 시작된다.
  자연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짙푸른 빛깔의 이끼가 끼어 있는 암봉은 바위틈마다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나 억세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425m봉을 지나면 산은 육산으로 변모해 작천소령까지 이어진다. 작천소령에서 양란 재배지가 있는 좌측으로 내려서면 수양리관광농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으로 하산한다. 소요시간은 약 4, 5시간 정도다.

#남해 다도해 풍경에 피로 씻어
  주작산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녔다. 겉으로 드러난 이 암맥은 곳곳에 길게 암릉을 형성하고 있어 멋진 남해 조망을 제공하고 산행에 재미를 더하지만 때때로 위험한 곳을 노출시키기도 한다. 두륜산과 주작산 암릉이 양분돼 있는 오소재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암릉은 덕룡산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좋다.
  능선 곳곳에 진달래가 만개해 등산의 묘미가 배가된다. 작천소령까지 암릉이 끝없이 연결된다. 정상은 암릉 끝부분에서 우측 육산으로 연결되며 30분 거리에 비켜서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진 암릉만으로 만족하기에 작천소령으로 내려서서 수양리관광농원으로 하산한다. 등산 소요시간은 4, 5시간 정도, 주작산 정상을 다녀오려면 30, 40분 정도 더 소요된다.
등산 중 내내 즐길 수 있는 조망은 덤이다.
  해남 두륜산에서 달마산, 완도 상황봉 고금도 적대봉, 강진의 만덕산과 수인산, 흑석, 별매, 가학산에서 월출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로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덕룡산과 주작산 두 개의 산을 연계할 수는 있으나 웬만한 건각이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등산시간은 7시간을 상회한다.

글`사진 산정산악회 지홍석 대장 san3277@hanmail.net

[Tip]

#백련사 동백숲 ‘일품’

 

 

 

백련사 동백숲=고려 말 천태종 부흥의 본산 백련사(白蓮寺) 주변의 수백년 묵은 동백림(천연기념물 제151호)은 남도의 봄을 봄답게 해 주는 곳. 1천500여 그루에서 피어나는 동백꽃은 도암만 바다와 단아한 가람과 어울려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이 절을 가리켜 ‘남쪽 바다에 임해 있고 골짜기 가득히 송백이 울창하며 동백 또한 곁들여서 창취(蒼翠)가 사계절을 통해 한결같은 절경’이라고 표현했다. 동백이 만개하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 사이에 이 숲을 찾으면 동백의 붉은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동백림 중에서 부도밭 주변의 정취가 일품이다. 근처에 다산초당과 다산유물관이 있다.

 

글.사진: 지홍석(산정산악회 회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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