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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 성치산과 성봉 ->2010. 9. 16(발행)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

by 산정(지홍석) 2010. 9. 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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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산사람] 금산`진안 성치산과 성봉

 

 

 
   금산 성치산에서 태고의 정적이 느껴진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세상에 알려진 지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줄은 몰랐다. 인파로 따지면 국립공원과 웬만한 명산에도 뒤지지 않는다. 소리 없이 입소문으로만 알려지다가 올여름 폭염의 여파로 그 명성이 자자해졌다. 이제 당당하게 중부권 명산으로 자리매김한 성치산으로 올라보자.

성치산(670m)과 성봉(648m)은 충남과 전북 도계의 능선에 위치해 있는 산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웬만한 등산인들조차 알지 못하던 생경한 산이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600m급의 높이에 진락산의 명성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에 금산 12폭포골이 유명세를 타면서 전세가 역전되었다.

 #12폭포골 명성 업고 이름 알려

  성치산은 엄밀히 따지면 충남 금산의 산이 아니다. 도계의 능선에서 우측 진안 쪽으로 100여m 살짝 비켜서 있어 호남의 산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은 금산이 충남 땅이지만 예전에는 전라도 땅이었다. 분명한 건 성치산과 성봉, 둘 다 금산 12폭포골 덕분에 그 이름을 세상에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원래 12폭포골은 무자치뱀이 많아 일명 무자치계곡으로 불렸었다. 600m에 불과한 작은 산자락 안에 웅장한 폭포가 있으라고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것도 옛 선비의 멋이 서린 운치 있는 폭포가 한두 개도 아닌 열두 개나 있다.
  12폭포는 폭포로서도 훌륭하지만 타 지역의 폭포와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많은 폭포 중에서 특히 네 개의 폭포는 각기 그 흐름이나 모습이 다르다. 마치 폭포의 경연장 같다. 넓은 암반에 길고 길게 무자치뱀처럼 꼬불꼬불 흘러내리는 와폭이 있는가 하면, 팬 홈통으로 물이 모아져 내리는 폭포가 있고, 넓은 암곡의 높다란 바위 낭떠러지 위에서 하얀 비단폭을 풀어내린 것처럼 용의 초리가 곧바로 떨어지는 웅장한 직폭도 있다.

 

 # 등산로는 구석리 모치마을 앞 봉황천의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12폭포골로 진입하며 계곡과 폭포를 다양하게 감상하며 성봉이나 신동봉(605m)을 오른 후 원점 회귀하는 코스. 노약자나 어린아이, 특히 산과 계곡을 즐기려는 유산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코스이나 등산시간이 다소 짧은 것이 흠이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생겨난 등산로가 바로 성치산과 성봉을 연계하는 코스인 것이다.



 

#진악산`대둔산 등 산너울 펼쳐져

 등산 기점은 용덕고개다. 용덕고개는 충남과 전북의 도계인 동시에 금산과 진안의 경계지점이다. 좌측 오솔길로 등산로가 연결된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군락을 이룬 작은 숲속은 끊임없이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져 더없이 좋다. 파란 하늘 아래 군데군데 탁 트인 전망 사이로 산과 능선이 중첩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진악산과 선야봉, 명덕봉(845.5m)과 명도봉(863m)이 지척에서 확연하다. 선야봉 너머 대둔산이 저 멀리 아스라하다. 거대한 필봉으로 보일 만큼 뾰족한 명도봉은 지척에 있는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선연하게 떠올리게 한다.
  용덕고개에서 성치산 정상까지는 1시간에서 1시간 20여 분 소요된다. 주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약간 벗어난 지점에 위치한 성치봉 정상은 헬기장이었다. 정상에서의 조망이 다소 아쉽다. 삼면이 막혀 시원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조망을 즐기려면 이 코스를 권한다. 정상에서 돌아나와 작은 봉우리 하나를 오른 후 성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내려서다 보면 전방에 작은 바위전망대 하나가 나타난다. 동과 서, 남동쪽의 조망이 장관이다. 남동쪽으로 덕유산 줄기가, 동쪽으로 민주지산이 보인다.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지척에 용담호가 보이고 그 너머로 저 멀리 마이산이 쫑긋하다. 마이산 앞쪽 능선에서 우측으로 구봉산(980m)의 장군봉과 복두봉(1,017m), 운장산(1,126m)과 독제봉, 연석산(925m)이 연결되어 차례로 조망된다.

  성치산과 성봉까지는 1시간여가 소요된다. 12폭포골 계곡의 전부를 즐기려면 성봉 오름길 200여m 전방에서 좌측 능선으로 내려서면 된다. 성봉 정상에서 북동쪽을 바라보면 속리산으로 달리는 백두대간 능선과 봉화산으로 가는 등산로도 잘 보인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계속 진행하여 신동봉을 더 오른 후 계곡 쪽으로 바로 내려서도 폭포골의 진수는 맛볼 수 있다. 특히 신동봉에서의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 북서쪽의 대둔산과 북쪽으로 진락산`서대산, 남쪽으로 멀리 마이산의 스카이라인도 볼 수 있다.


#산행 후 인삼시장 들러보는 여유도…


 

 총 등산거리는 11㎞에,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다. 이제 수은주의 길이가 반 뼘쯤 짧아졌다. 12폭포골이란 유명세 때문에 여름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계절적으로는 9월이 더 어울리는 산이다  많은 인파와 소음을 피할 수 있고 산행 후 흐르는 땀을 넓은 암반 위에서 여유롭게 훔치며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금산은 인삼의 고장이다. 산행 후 인삼시장에 들러보는 여유도 즐겨볼 만하다. 인근에 천년고찰 보석사와 보호수 은행나무가 있어 산행 시작 전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글`사진 지홍석 산정산악회 대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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